[미야자키 2박 3일] 예능을 보던 엄마 왈 "나도 해외여행 가야겠다"

2018. 2. 8. 16:54미야자키 2018.01.23~01.25

요즘 TV 좀 본다는 당신이라면, 나와 같은 공통점을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KBS 2TV 배틀 트립, 

SBS 서울 메이트, 

MBC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JTBC 뭉치면 뜬다,

tvN 윤식당, 짠내투어, 


그 외에도 많은 프로그램에서 해외여행 및 여행을 주제로 한 예능을 다루고 있다. 


해외여행이 봇물 터진 지금, 우리 부모님도 그 물결에 합류하기로 마음먹었다. 두 분이 사진관에 가서 사진을 찍고 척척 여권을 발급받았다. 너도나도 해외에 나가는 지금 이때, 엄마 아빠 세대에서도 해외여행을 다녀온 그 경험 하나로, 좀 더 자랑할 거리가 생기나 보다. 마치 내 친구들 사이에서 유럽에 다녀온 경험을 자랑삼아 말하는 것처럼. 아 이젠 유럽에 다녀온 것도 자랑이 안 될 시대인지도 모른다. 

여권 만들기까지는 척척 해내셨지만, 그다음이 문제였다. 엄마, 아빠가 함께 일하고 있기 때문에, 여행을 함께 가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마침 쉬고 있던 효심 가득한 딸은 엄마에게 일단 '해외여행 경험' 만을 선물하기로 마음먹는다. 




엄마, 해외라면 어디든 오케이라고 말해줄 거죠?


일단 해외여행을 다녀온 경험을 만들어 주면 엄마 아빠가 해외여행이 별 것 아니라는 것을 느끼도록 말이다. 그리하여 최근 여행을 다녀온 나는 아주 만만한 여행지인 일본을 또다시 골랐다. 마음 같아서는 중국에 가고 싶었으나 중국은 함께 가는 언니가 난색을 표해서 말도 잘 통하는 일본에 가기로 결정했다.


1월에 일본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다시 도쿄나 오사카를 가기에는 조금 가격대가 높았다. 도쿄 하네다 공항을 왕복하는 비행기는 26만원 정도였으나, 호텔 가격 등을 생각하면, 외딴 시골(?)과 달리 물가가 비싸므로, 가고시마에 이어 이번에도 미야자키에 가기로 결정했다. 


사실 엄마는 아들에게는 첫 여행으로 미국을 요청 하였고, 나에게는 "일본에 간다면 도쿄는 가야지"라고 말했다. 그 바램이 무색하게도 일본의 시골 마을 미야자키에 모시고 가게 되었다. 사실 미야자키는 오키나와가 지금처럼 각광받기 전에 일본인들의 신혼여행지로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그리고 요즘 가는 관광객들은 주로 골프를 치러 간다는 일본통 친구의 조언이 있었다. 게다가 "거긴 진짜 시골이야. 거길 왜 가"라는 일본통 친구의 만류에도, 난 시골의 자연경관을 잘 즐기는 여행가이므로 선뜻 항공권을 구매했다. 




"얘야, 햇반이랑 컵라면은 가져가야지"


첫 해외여행이니까 엄마를 잘 챙겨달라는 아버지의 잔소리를 귓등으로 흘리던 나에게 엄마는 음식을 싸가도 되는지 물어보았다. 과일이라던지, 김치라던지, 고추장이라던지, . 그래서 난 "엄마, 그럴 거면 가지마"라고 딱 잘라 말해서 엄마를 잠재웠다. 엄마 주변의 친구들에게는 음식을 싸서 외국에 가는 일이 통용되고 있었나 보다. 미야자키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받을 때 배며 사과며 과일을 바리바리 싸 온 어느 부부가 과일을 빼앗기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봐봐, 내가 말했지? 저러면 안 되는 거야"라며 현장에서 엄마에게 생생하게 음식을 싸다니면 안 된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아무것도 안 챙겨가는 것을 아쉬워하는 엄마를 달래기 위해 엄마에게 말하지 않고 햇반과 엄마가 좋아하는 육개장 컵라면을 몇 개 챙겨왔는데, 엄마가 그 사실을 알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마치 내가 효녀가 된 듯한 착각이 들었다. 


엄마와의 여행, 가족 여행은 과거의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미야자키 여행의 연재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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