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람이 이걸 안 먹어 봄?" 50년 된 명동 닭 칼국수 맛집

2020. 1. 4. 11:17카테고리 없음

서울에서 태어나 30년 넘게 자란 사람인데 명동 교자 칼국수를 아직 못 먹어본 친구가 있습니다. 같이 일도 처리할 겸 명동거리 을지로입구 근처의 명동교자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명동교자에 고등학생 때 처음 와봤습니다. 이 가게는 1966년 창업을 했다고 하니 이제 50년도 더 된 가게입니다. 땅값이 비싼 명동자리에서 50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는 것 만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먹는 순간 각오 해야 하는 마늘 김치

명동 교자의 칼국수는 마늘맛이 나다 못해 알싸한 '마늘 김치'와 함께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 김치는 마늘과 고춧가루가 듬뿍 들어가 있습니다. 2020년 1월 현재, 칼국수 한 그릇에 9000원의 가격을 받습니다. 다행히 점심시간이 끝난 이후에 가서 줄을 서지 않고 먹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비싼 명동의 자릿값을 가게 내부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거의 합석 상태의 테이블들이 세팅되어 있었습니다. 4인 테이블을 중간에 물통과 수저통으로 분리해서 안도록 안내했습니다. 다른 곳에 안겠다고 하여도 "이쪽에 앉으세요"라는 말을 들으며 조용히 앉았습니다. 

칼국수를 맛본 친구는 불쾌한 감정이 사르르 녹은 듯 보였습니다. 진한 닭육수에 매운 양파와 애호박으로 국물을 내고, 위에는 분쇄된 고기와 얇은 만두 5~6개를 고명으로 넣어줍니다. 양 또한 많아서 9000원이라는 가격에 아쉬움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1인당 1 칼국수를 시키면 사리 제공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밥은 지금도 공짜로 줍니다. 

칼국수를 다 먹고 가게를 나서며 만두의 냄새를 맡아버렸습니다. 칼국수로 이미 배가 많이 부른 상태였지만 만두 냄새가 먹음직스러웠습니다. 가게의 이름에 왜 교자가 들어갔는지 깨달았습니다. 오늘 집에 돌아오니 또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 간다면 만두도 함께 먹어야겠습니다. 

명동교자는 2015년에 수요미식회에 나왔으며 2020년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명동교자가 이태원에도 직영점을 오픈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거리가 더 가까운 명동교자 이태원 점으로도 한번 가봐야 겠습니다.